에크레비스 술집은 다분히 수상쩍은 인간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다. 낙오한 그림쟁이나 기자들, 실직했으되 딱히 일자리를 원치도 않는 근로자들, 얄궂은 복장을 한 창백한 젊은이들, 깃털장식 모자와 화려한 빛깔의 블라우스를 걸친 여자들로 언제나 북적댔다.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얌전히 술만 마시는 분위기였다. 그것말고 만약 좀 더 다채롭고 특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,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바깥의 막다른 골목을 택해 들어가, 뒷방으로 발길을 옮겨야 헸다. 맨 먼저, 푹꺼진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은 어느 뚱뚱보 남자, 즉 이 술집의 주인이 손님 하나하나 들어서는 모습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곳으로 말이다.
누구나 그곳까지 찾아드는 사람들은 이 안락의자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주인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눠야 했다. 그러고 나야 작은 쪽문으로 안내받을 수가 있었다. 그뒤로는 기다란 복도가 이어졌고, 쇠못들이 가득 박힌 또다른 문이 나타났다. 바로 그 문을 열면 숨가쁜 음악 소리와 더불어 매캐한 담배연기, 그리고 곰팡내 풍기는 공기가 훅 불어닥치게 되어 있다.
열다섯 개에 이르는 계단, 아니 차라리 사다리라 해야할 정도의 벽에 박힌 나무 판때기들이 궁륭을 떠받친 지하 공간으로 깎아지른 듯 이어졌고, 그 안에는 떄마침 네다섯 커플들이 어느 늙은 장님의 안쓰러운 바이올린 연주에 몸을 실어 신나게 맴돌고 있었다.
저 구석에는 함석으로 된 카운터 뒤에 남편보다 한층 더 뚱뚱한 주인마나님이 색색가지 유리 액세서리로 잔뜩 치장한 채 버티고 있었다. |
acilly
2007/07/15 15:02
2007/07/15 15: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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